졸업 후 전공과 운영, 현장실습 연계…취업률 증가·구직 분야 확대

(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20일 장애인의 날을 앞둔 18일 지적장애인 하경민(23)씨는 "직장에서 더 열심히 일해서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싶다"고 말했다.

특수학교에 다닐 때는 장애인으로서 사회에 제대로 적응이나 할 수 있을까 걱정했던 하씨는 베이커리카페 아델라7 대연점에 취업한 지 벌써 3년째다.

처음엔 빵 포장일부터 시작했지만, 능력을 인정받아 이제는 제과제빵, 바리스타, 손님 응대까지 일 범위를 넓혔다.

하씨는 "내 손으로 돈을 벌 수 있어 정말 좋다"고 말했다.

하씨가 취업에 성공한 것은 모교인 부산해마루학교의 직업교육 영향이 컸다.

하씨는 해마루학교의 산학겸임교사 제도를 활용해 제과제빵 교육을 받고 에코라이센스 과정을 통해 바리스타 자격증까지 얻었다.

졸업 후엔 전공과에 들어가 2년간 취업 연계 교육을 받았다.

친환경 농생물, 유통관리, 식품가공 등 3개과 중 하나를 전공하고 나머지 2개과는 선택 수업을 들으며 직업 기술을 배운 후 취업 현장에서 실습하면서 정식 직원이 된 것이다.

지난해 부산해마루학교 전공과 졸업생 18명 중 78%인 14명이, 2020년에는 20명 중 70%인 14명이 진학이나 취업에 성공했다.

이들은 롯데몰, 이케아, 스타벅스, 스파오, 요양병원 등에서 일하고 있다.

목정혜 해마루학교 교사는 "장애학생도 비장애학생처럼 삶, 취업, 이성 문제 등을 고민하는 똑같은 사람"이라며 "앞으로 더 많은 장애 학생이 사회에 진출해 장애에 대한 인식을 바꿀 수 있도록 교육하겠다"고 말했다.

2014년부터 졸업 후 전공과를 신설해 많은 직업인을 배출하는 부산혜원학교도 지적 장애 학생의 사회진출에 노력을 쏟고 있다.

혜원학교는 학생들의 사회 진출을 위해 3가지 원칙을 세웠다.

대중교통으로 스스로 이동하는 힘을 기르기 위해 2020년부터 학생 자력 통학을 실천해왔다.

현장실습을 할 수 있는 곳을 꾸준히 발굴해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인 실습이 이뤄지는 체계도 구축했다.

등교 후에는 직접 만든 커피나 차를 마시며 10분간 자신의 일상을 이야기하는 시간도 갖는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가정환경, 친구 관계 등에서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하며 자연스럽게 대인관계의 적응력을 높였다.

특히 혜원학교 전공과는 바리스타 교육과정을 운영해 수료생은 모두 바리스타 2급 자격증을 취득하고 있다.

2018년 전국발달장애인바리스타 챔피언십에서 대상, 2019년 전국장애인바리스타대회에서 금상 등을 수상하며 스타벅스와 카페 등에 정규직 취업을 많이 하고 있다.

바리스타 경력을 바탕으로 이케아, 엔케이, GS리테일, 오스템임플란트, 부산테크노파크 등으로 취업 범위도 점차 넓혀간다.

최근 수년간 개인 사정으로 취업하지 않은 몇몇 학생을 빼고는 전공과 졸업생들의 취업률은 100%에 달한다.

혜원학교에서 25년째 근무 중인 류성 교사는 "장애인 고용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긴 했지만, 여전히 장애인 의무고용을 외면하고 부담금을 내는 회사도 있다"고 말했다.

상시 근로자 50명 이상 정부, 지자체, 공공기관의 올해 장애인 의무 고용 비율은 3.6%이며 민간기업은 3.1%다.

100명 이상 기업이나 지자체에서 한 명도 장애인을 고용하지 않으면 월 최저임금인 191만4천440원의 12개월분에 미고용 인원을 곱한 부담금을 내야 한다.

2020년 말 기준 전체 장애인 의무 고용 사업체가 고용한 장애인은 26만826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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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22/04/18 14:41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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